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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뛰는걸까? 지난주 토요일, 2023 마지막 대회가 끝났다. 군 복무 시절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스파르탄 레이스. 그것도 가장 길고 힘들다는 21K 비스트 종목에 참가해 무사히 완주하고 왔다. 본래 우리 팀원은 4명이었다. 그런데 팀원 중 한 명이 훈련 중 무릎 부상으로 빠지고, 다른 한 명은 대회가 있는 주 월요일로 잡히며 운동이 불가해졌다. 결국 D와 둘이 다녀왔고, 재밌게 즐겼다. 마라톤, 트레일 러닝인 산악 마라톤을 모두 완주한 경험이 있었지만 스파르탄 레이스는 확실히 또 다른 종류의 레이스였다. 기본적으로는 해변과 산악 지형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체력을 빼고, 전완을 털어 버리는 장애물들이 함께한다. 또 해변에서 트레일 러닝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기대 이상으로 발이 쑥쑥 빠지는 해수욕장.. 2023. 10. 29.
제삼자의 관조 '디커플링'. 요즘 뉴스에서 세계 경제와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직역하면 '탈동조화', 성의없는 해석으로는 주변의 흐름으로부터 독립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한번 성의없이 바꿔말하면, '제삼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티가 나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아직도 어린 것이고, 그 거짓말에 속는 사람은 어리석은 것이다'. 그 사람에게 들었던 조언은 그런 것이었다. '감정적으로 누군가를 대하지 마라, 그게 어리석은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무언가 '파악'하기 위한 대화의 기본 전제는 상대가 내게 100% 진실을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의 발화는 그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사실을 부분적으로 열거하거나, 심하면 검증하기 귀찮은 거짓을 섞는다. 그것을 짚.. 2023. 6. 27.
‘지하철2호선성수역‘ 띄어쓰기 없이 각인된 정류장 표지판 그 밑에 전광판은 ’대기‘를 밝힌 채 점멸에 대한 고민은 없다는 듯 걑은 글자를 성실히 밝히고 있었다 S가 있는 병원은 지난가을, 이곳에서 술을 먹고 도저히 귀가할 자신이 없어 묵었던 호텔 옆이었다 우리는 그를 이 꼴로 만들어 놓은 운전자를 탓하면 비타민 음료를 들이켰고, 맑은 밤을 올려다봤다 여전히 코로나로 병원에서 정식 면회는 불가능해 우리는 대로 옆, 흡연구역에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어느덧 이곳 지리를 꾀게 된 나는, 모텔촌 뒤편으로 낮은,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주택가를 지나 취기를 나누는 대학 동기 무리들과 짝짓기 장소를 정하는 연인들 사이를 지나쳤다 골목에는 다 타버린 담배꽁초가 부유하고 이따금씩 종횡으로 난 번화가의 길이 등장한다 월요일 밤, 취기가 진동하.. 2023. 5. 15.
2023 JTBC 마라톤 신청 | 예비군 | LSD 벌써 5월 셋째주가 찾아왔다. 5월 첫 주에는 1일 월요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로 쉬는 날이 많았는데 나는 단.하.루.도. 쉬지 못했다. 심지어 이 시기가 완전한 '크런치' 모드여서 수면 시간이 0으로 수렴했었다. 특히 남들 다 쉬는 5월 5일-8일, 금-토-일 연휴 기간에 거기 무수면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일은 다 마무리할 수 있었고, 첫 주의 관성으로 보낸 둘째 주였다. 5/9 화요일 오전 10시, 올해 11월 5일에 있을 JTBC 마라톤 신청 날짜였다. 그동안 동마, 손기정 마라톤, 운탄고도 트레일 등 여러 마라톤을 나갔지만 아직 한 번도 JTBC를 나가보진 않았다. 거진 3월에 있는 동아 마라톤으로 그 해 풀코스를 뛰고, 트레일 42K나 다른 테마의 레이스를 나갔기 .. 2023.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