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5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읽고.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저자 : 피에르 바야르 출판 : 여름언덕 발매 : 2008.02.20 정신없이 바쁜 요즘, 김영하 작가의 '김영하 북클럽' 매달의 마무리를 하고 있다. 6월 중순부터 날도 많이 더워지고 최근에는 연일 비가 오고 습해지면서 기운이 계속 처지는 나날이다. 사실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하는 게 왠지 모르게 낯부끄러워서 북클럽 방송 참여만 하고 포스트는 올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달의 경우 '나의 독서론'을 올려달라는 작가님의 부탁에 따라, 또 책을 읽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져 오랜만에 글을 썼다. 하지만 내가 쓴 장문의 글은 인스타그램 2200자 제한에 걸려 대부분 내용을 잘라야했다... 게다가 그 사실을 알기 전, 나름 퇴고를 한 장문의 글을 따로 저장.. 2022. 6. 30. 물결 부서지는 모든 파도가 뱉어낸 소금기는 엊저녁 플랫폼의 잔등 밑을 맴돌고 하루가 가지 않던 너의 굳건한 다짐에 서서히 너를 등지고 달리는 날이 늘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들을 사랑하며 처음부터 몸 섞는 우리의 짜디짠 잔등 밑은 누군가 토해 놓은 그 저녁의 취기보다 둔하다 못해 안쓰러울 만큼 빈약했다 무엇을 좇느냐고 혹 무엇에 쫓기느냐고 그렇게 묻던 너의 가느다란 흰자위는 그날도 하나 늘어날 거짓말을 끄집어내길 기도하는 것만 같아 난 너의 흰 것들로부터 도망치고자 혹 나의 검은 잎들을 하나씩 헤아리고자 아무것도, 아무것도라는 말만 되뇌일 뿐 그 이상의 무엇을 삼킬 수는 없었던 것이다 너의 다짐은, 그 누구나 가질 것들 동시에 그 모두가 망각해 살아갈 것들 나만이 그런 것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내 아비도,.. 2021. 12. 21. 늦은. 혀를 왼쪽 위로 말아올려 부은 입술을 훑었다 언제 맺힌 이슬인지 알 수 없는 짭짤함. 흐른다 어제의 비는, 아니 이제 그제가 되어버린 내가 사랑하던 가로수의 풀내음을 삼키고 뱉은 모든 것을 삼킬 것 같은 검은 하늘의 밤 광륜 하나 새어나지 않고 별 하나 없던 그 날의 막연함, 선 하나 그을 수 없지만 무엇하나 막히질 않던 무형의 꿈틀거림 닿아있었다. 저 밤 하늘에는 그대의 꿈틀거림이 선명하진 않아도 당신의 밤으로의 입장을 지연시킬 그 강렬한 모호함, 형언하기 힘든 것 글로 쓰면 성에 차지 않는 것. 당신의 밤 나는 최초에 그것이 내 것이라 생각했다 혹은 그러리라고 믿었던 것이 아닐까 친구 한 놈은 비웃었다. 그건 사랑도 뭣도 온전히 너의 것도 아닌 감정일 뿐이라고 그의 역설에, 그래도 언제가는 만날꺼라고.. 2021. 12. 1.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