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를 왼쪽 위로 말아올려 부은 입술을 훑었다
언제 맺힌 이슬인지 알 수 없는 짭짤함. 흐른다
어제의 비는, 아니 이제 그제가 되어버린
내가 사랑하던 가로수의 풀내음을 삼키고 뱉은
모든 것을 삼킬 것 같은 검은 하늘의 밤
광륜 하나 새어나지 않고 별 하나 없던
그 날의 막연함, 선 하나 그을 수 없지만
무엇하나 막히질 않던 무형의 꿈틀거림
닿아있었다. 저 밤 하늘에는 그대의 꿈틀거림이
선명하진 않아도 당신의 밤으로의 입장을 지연시킬
그 강렬한 모호함, 형언하기 힘든 것
글로 쓰면 성에 차지 않는 것. 당신의 밤
나는 최초에 그것이 내 것이라 생각했다
혹은 그러리라고 믿었던 것이 아닐까
친구 한 놈은 비웃었다. 그건 사랑도 뭣도
온전히 너의 것도 아닌 감정일 뿐이라고
그의 역설에, 그래도 언제가는 만날꺼라고
그 어떤 신보다 더 믿는다고, 온전히 내 것이 아닌
말들로 답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노트 위에 적힌 이름도, 내 것인지 헷갈리는 새벽
그렇겠지. 천천히 새벽이 끝이 날 떄.
내일을 산 것인지 아님 어제에 붙은 것인지
그런 생각을 단 한번이라도, 단 한번이라도
하지 않았으면, 왜 우린 어제도 아닌 것으로
이 밤이, 아니 그 새벽이, 어제가, 아니 그 어제가
너와 닿았던게 아니냐며 가장 차분한 흥분으로
조용히 어딘가에 장식을 하는 것이냐고
나는 구름 아래로 던져 보았던 것이다
글로 쓰면, 기억은 날 것 같지만
그 의미는 남지 않는다는 아이러니
그 멜랑꼴리의 짜릿한 끝맛에
나도 그냥 고개를 끄덕였던 새벽
넌 모르겠지. 글로 조각 할 줄 밖에 모르는
담기지 않는, 흉내내기만 할 수 있는 무형의 밤
온전히 나의 것이 아닌, 보이기만 하는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