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지는 모든 파도가 뱉어낸 소금기는
엊저녁 플랫폼의 잔등 밑을 맴돌고
하루가 가지 않던 너의 굳건한 다짐에
서서히 너를 등지고 달리는 날이 늘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것들을 사랑하며
처음부터 몸 섞는 우리의 짜디짠 잔등 밑은
누군가 토해 놓은 그 저녁의 취기보다
둔하다 못해 안쓰러울 만큼 빈약했다
무엇을 좇느냐고 혹 무엇에 쫓기느냐고
그렇게 묻던 너의 가느다란 흰자위는
그날도 하나 늘어날 거짓말을
끄집어내길 기도하는 것만 같아
난 너의 흰 것들로부터 도망치고자
혹 나의 검은 잎들을 하나씩 헤아리고자
아무것도, 아무것도라는 말만 되뇌일 뿐
그 이상의 무엇을 삼킬 수는 없었던 것이다
너의 다짐은, 그 누구나 가질 것들
동시에 그 모두가 망각해 살아갈 것들
나만이 그런 것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내 아비도, 어미도 내 어깨를 짓누르기만
허나 뱉어낸 소금기를 메울 공백은
몸뚱이가 되지 않으리라는 맹세만큼은
진실이었다. 해서 나는 매일을 뛰며, 적으며
읽고, 벌고, 들고, 먹고, 뱉고 그리 하였다
잔등 밑을 맴돌던 소금기는 다 말라비틀어지고
나는 그 어느 곳에도 닿으려 숨을 고를 때
파도는 여전히 부서지고
기포는 하나씩 늘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