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가지 이유로 마음이 무거운 하루였다. 하나는 하루 종일 뉴스와 기사로 다뤄지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찾아 보게 된 일이었다.
2011년에 데뷔한 아이슬란드 출신의 밴드 Low Roar는 내가 아는 가장 몽환적이면서 안개 같은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였다.
'I'll keep coming'이란 곡을 가장 처음 접했다. 처음 느껴보는 색깔의 음악이었다. 이 곡을 듣고 있노라면 주변 공간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기도, 한편으로는 닫히는 것 같기도 한 느낌이었다.
나는 이들의 음악을 힘들고 우울한 시기에 가장 많이 들었다. 위 곡이 수록된 앨범 <0>는 항상 트랙 순서대로 들었고, 17년에 발매됐던 <Once in a Long, Long While>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로 운동을 하며 락 음악을 듣는 편이지만, 이들의 음악은 다른 의미로 감정을 견고히 한다.
애처러운 것 같으면서도 초연한, 당장이라도 흘러 넘칠 것처럼 꽉 찬 컵의 수면에 미동 하나 없는 듯한.
이들의 마법 같은 곡에선, 항상 밴드의 프론트맨이었던 '라이언 카리자야'의 목소리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동원으로 기능했다.
가사 하나 하나에 음이 느껴지고, 음악이 냄새를 품는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아티스트였다.
더 이상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게 참으로 애통하다.
하지만 황망하고, 쓸쓸함을 노래한 그의 곡들이 남아, 누군가의 처량한 밤거리를 계속 비춰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오늘 그의 죽음을 기억하겠지만, 누군가는 언젠가 그의 삶을 알아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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